경찰 요청 10시 18분에 처음 언급돼
용산소방서장, 11시36분에 비번자들 동원 지시
용산소방서장, 11시36분에 비번자들 동원 지시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급박한 구조 상황을 보여주는 소방 무전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8일 더불어민주당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가 공개한 서울종합방재센터의 용산구 이태원동 구조 관련 녹취록에 따르면 소방은 무전을 통해 끊임없이 추가 소방력 출동과 경찰 출동을 요청했습니다.
사고 발생 최초 신고가 접수된 10시 15분 이후 소방 무전에서 경찰에 대한 요청 내용은 10시 18분에 처음 언급됐습니다.
이후 10시 20분과 24분에도 '경찰 출동을 독촉해달라'고 요구하며, 10시 31분에는 현장 출동 지휘팀장이 '경찰에 골목 앞쪽에 있는 행인을 대로변으로 유도 요청해달라'고 말했습니다.
10시 26분 상황실에서는 "현재 신고 건수가 15건"정도라고 전파했습니다. '경찰, 소방차 다 보내주셔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압사당할 것 같다', '부상자가 길거리에 널렸다'는 10시 15분 신고 이후 구조 신고가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이후 지휘팀장은 10시 29분 "현재 차량 진입이 곤란해 대원들이 도보로 이동 중"이라고 보고했습니다.
10시 31분에는 "해밀톤호텔 바로 옆 골목에 30명 정도 되는 행인이 넘어져 있고, 3명의 의식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10시 42분에는 "15명 정도 CPR(심폐소생술)을 실시 중인데 인원이 모자란다. 대원들 빨리 추가하라"며 요청을 했습니다. 10시 43분 지휘팀장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해밀톤호텔 골목 경사로에 20명 정도 넘어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휘팀장은 "호텔 좌측 골목 쪽으로 진입로 확보하도록 경찰에 신속히 요청해달라"고 했습니다. 이내 11시에 "30여 명의 의식이 아예 없다." "대원들 더 보내주셔야 한다"는 무전이 들어왔습니다.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발생 50분만인 11시 5분 무전으로 자신이 지휘한다고 선언하고, 11시 9분 해밀턴 호텔 뒤로 추가 소방력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곧이어 "경찰력을 해밀톤호텔 뒤쪽으로 많이 보내라"며 지속해서 경찰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또 호텔 뒤편에 CPR 환자가 40명 정도 있다면서 추가 소방력의 신속한 지원을 재차 요청했습니다. 11시 13분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은 대응 2단계로 상향하며, 용산소방서장은 "CPR 환자가 너무 많아 몇 명인지 셀 수도 없다"면서 추가 소방·경찰력을 보내달라고 전했습니다.
현장에서 재난 의료지원팀(DMAT)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미 요청한 상태라고 했고, 용산소방서장은 11시 36분에는 비상을 걸어 집에 있는 비번자들 다 동원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11시 48분 녹취록에서 "현 시간부로 대응 3단계를 발령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용산소방서장은 11시 55분에 "녹사평에서 이태원역까지 통제가 안 되고 있다. 경찰력을 추가 출동 요청해 구급차가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전날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입니다.
특수본은 최 소방서장이 참사 발생 당시 경찰과 공동 대응 요청을 주고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용산소방서가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더 먼저 도착하는 등 현장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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