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현장 목격자들이 올린 게시물이 얼굴 식별 가능 상태로 그대로 퍼져"
이태원 참사의 참혹한 현장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이를 접한 이들의 정신적 충격이 우려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5G 보급률 세계 최고이자 '초연결' 사회인 한국에서 이태원 참사의 끔찍한 장면들을 접한 시민들이 공포감과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한국은 널리 퍼진 연결성으로 디지털 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으며, 5G가 전체 휴대전화 회선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5G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매체는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망이 잘 구축돼 있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당히 높아 이런 일이 일어나기 쉬웠다고 지적했습니다.
WSJ은 "여과되지 않은 사고 영상이 29일 밤 경찰이 참사 현장에 출동한 이후부터 빠르게 널리 퍼져나갔다"며 "사건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이 직접 올린 영상과 사진은 온라인상에 여과 없이 퍼져나가 영상 속 사람들의 얼굴이 식별 가능한 상태로 그대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여대생 정현지(21)씨는 "(사고 현장 영상을) 보고 싶지 않았는데, 여러 다른 소셜미디어에 계속 올라오더라"라면서 "매일 오전 4시만 되면 잠이 깨고, 봤던 장면들이 계속 떠오른다"고 WSJ에 전했습니다.
프리랜서 유지윤(31)씨는 "이태원 참사 현장 영상에 달리는 악성 댓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하루 수면 시간이 2시간 이하로 줄었다"며 "인간이 얼마나 저열해질 수 있는지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WSJ은 "한국 정부에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이태원 참사 관련 개인정보 침해를 11월 동안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며 "모자이크 되지 않은 피해자의 얼굴이 담긴 게시물들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영상을 보고 트라우마를 겪는 시민들에게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서울시를 통해 심리상담과 치료를 지원 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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