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핵심 인력 대거 퇴사...복지시스템도 인력난에 정상화 난항

국민연금 퇴사 20명 중 5명은 팀장·과장급…전문 인력 이탈 심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발자 61명 이탈…'개발자 인력난'

복지 시스템이 인력난으로 인한 문제의 소지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가 핵심인데, 올해에만 무려 20명이 퇴사했습니다. 해외·대체투자 부서에서 인력이 다수 이탈했습니다. 기금의 안정적인 운용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우리 국민의 노후 보장과 직결하는 문제입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기금운용본부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의하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퇴사자 20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 퇴사자 수(13명)보다 54% 증가한 것입니다.

강 의원실은 보통 운용역 퇴사자가 연말에 몰리는 것을 감안할 때, 지난해(26명)보다 더 많은 운용역이 기금운용본부를 떠나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회사를 떠난 20명 중 5명은 팀장·과장급입니다. 전문 인력의 이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기금운용본부에서는 77명이 퇴사했는데, 그중 90%(69명)가 재취업을 했고, 73%(56명)는 금융·투자 관련 기관으로 이직해 유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퇴사자 수는 2020년 31명, 2021년 26명, 2022년 8월 20명입니다.

강선우 의원은 “핵심 투자 운용 인력 이탈 문제가 국민연금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 노후 자금 수백조 원에 대한 기금 운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인력 이탈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보장 정보시스템 오류 개선 느린 이유는 '투입인원 90% 퇴사' 때문

지난달 초 개통 이후 오류가 계속 나와 골치를 앓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정상화가 이달 안으로도 어려울 거라는 예측이 나오는데, 이 또한 인력난에 기인합니다.

9월 말 이후 현재까지 61명의 개발자가 이탈했습니다.

오늘(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대명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컨소시엄 내부 또는 외부에서 개발인력을 구해서 충원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많은 기능이 작동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각 부처에서 사회 복지를 담당하는 대형 정보기술(IT) 시스템 5개를 통합·개편하는 프로젝트로 노후화된 기존 정보시스템을 개편해 국민들이 편리하게 사회보장급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사회보장 정보시스템 구축사업단은 당초 투입한 343명 가운데 307명이 퇴사했습니다. 90%가 빠져나간 것입니다.

앞서 2020년에는 452명을 투입해 103명이 철수한 바 있고, 2021년에는 509명을 투입해 310명이 철수했습니다. 시스템 구축 사업 초기보다 최근 퇴사율이 높습니다.

특히 시스템 개발이 완료돼 개통되는 시점에 맞춰 개발자들이 떠났고, 개통 직후부터 오류가 대량 발생하면서 업무강도가 이전보다 더욱 높아지자 인력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