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버스기사가 횡단보도에 심정지로 쓰러진 남학생을 심폐소생술로 되살린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7일 오후 5시16분께 서광여객 소속 승무원 엄원섭 씨(34·사진)가 울산 남구 신정동 모 아파트 정류장 인근 횡단보도에 쓰러져 있는 남학생을 발견했다. 엄씨는 곧바로 버스에서 내려 20분 간 심폐소생 조치를 취했다.
당시 엄씨는 승객을 태운 뒤 출발하려 할 때 쓰러진 남학생을 발견했다. 큰 일이 났다 싶어 버스에 내리려고 할 때 버스 승객 1명이 "늦게 도착해도 된다. 사람이 우선이다"고 말했다고 엄씨는 전했다.
엄씨는 쓰러진 남학생이 호흡과 의식을 되찾은 것을 확인한 뒤 119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버스에 올라타 다시 운행을 했다. 엄씨의 선행은 울산시 시내버스 불편신고 접수처에 "928번 버스 승무원이 큰 일을 했다"는 여러 통의 전화오면서 알려졌다.
엄씨는 버스 운전 일을 하기 전에 병원 응급실에서 행정 직원으로 근무했고, 사설 응급차도 운행한 경력이 있다. 버스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심폐소생술을 배운 것도 남학생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
엄씨는 "승객의 말을 듣고 남학생을 살려야 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학생이 무사히 회복됐는지 궁금하고, 버스에서 내릴 때 먼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던 여고생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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