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씨앗, 통장 명의가 아동이 아닌, 지자체로 되어 있어
용 방식 개선 등 대책 마련이 시급
용 방식 개선 등 대책 마련이 시급
보육원에서 퇴소한 후 금전 고민을 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대학생이 정부 지원금을 찾아가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며, 보호시설을 나와 사회에 진출하는 자립 준비 청년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제때 찾지 못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앞서 지난달 21일, 보육원 출신 A군(18세)은 오전 광주 광산구의 한 대학교 건물 주변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어제(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A군의 '디딤씨앗통장'에는 적립금과 매칭 금액을 합해 총 1165만 5311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동발달지원계좌라고도 불리는 디딤씨앗통장은, 저소득층 아동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2007년 도입된 제도로 보호 대상 아동 또는 기초생활가정 내 아동이 사회 진출에 필요한 초기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 통장에 매달 일정 금액을 입금하면 정부가 입금 금액 2배(월 최대 10만 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만기인 만 18세부터는 학자금 지원, 주거비용 마련 등을 위해 모아둔 금액을 찾아갈 수 있으며, 만 24세 이상이면 아무런 조건 없이 출금이 가능합니다.
2009년 3월부터 디딤씨앗통장을 이용한 A군의 통장에는 정부 지원금이 더해져 13년간 모은 금액은 1165만5311원이었습니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를 통해 "A군이 보육원을 나올 때 받았던 지원금 약 700만 원 가운데 상당 금액을 써버렸다. 금전 고민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주변인 조사를 통해 "A군이 보육원을 나올 때 받았던 지원금 약 700만 원 가운데 상당 금액을 써버렸다며 금전 고민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군은 보육원을 나올 때 받은 지원금 약 700만 원은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로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딤씨앗통장을 갖고 있던 A군이 지원금을 찾아가지 않았던 이유는 통장의 존재를 몰랐거나 출금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A군 외에도 많은 이들이 디딤씨앗통장에서 적립금을 출금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군에 이어 지난달 자신이 거주하던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B양(19)의 디딤씨앗통장에도 560만7000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앞서 B양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장애가 있는 아버지가 사는 임대아파트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숨지기 직전에는 가깝게 지내던 이성 친구의 사망에 충격을 받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자산형성 지원사업(디딤씨앗통장) 현황 보고'에 따르면 만기가 지났음에도 찾아가지 않는 적립금이 1813억9500만 원으로 전국 대상자 4만5217명이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금액 중 정부 지원 규모는 683억6600만 원입니다.
이에 디딤씨앗통장의 사용 방식 개선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장 명의가 아동이 아닌, 지자체로 되어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만기가 된 지원금을 출금하기 위해서는 증빙서를 지참해 지자체를 방문, 승인을 얻은 후 다시 은행에 지급 요청을 해야 합니다.
한 의원은 각종 증빙 서류 지참 등 복잡한 절차 탓에 출금이 쉽지 않은 점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대상자들이 스스로 모은 본인의 돈 이지만 잘못된 행정 절차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자립 청년들이 적립금을 제때 찾지 못하고 있다”며 “통장이 지자체 명의로 만들어지고 있는 점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사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개선방안이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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