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에 유족의 동의 없이 피해자의 실명 적힌 위패 설치
서울교통공사가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의 넋을 기리고자 설치한 분향소에서 피해자 실명이 노출되는 일이 벌어져 다시 서울교통공사의 대처는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어제(21일) 서울교통공사와 공사 노조에 의하면, 공사는 이달 19일부터 12일간을 피해자 추모주간으로 선포하며 본사와 시청역, 차량 사업소, 기술별관 등 20여 곳에 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이 중 마포구 성산별관 분향소에 유족의 동의 없이 피해자의 실명이 적힌 위패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상 피해자의 실명은 2차 가해 등을 우려해 유족 동의 없이 공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개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 측은 공사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사는 이날 오후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전체 분향소에서 위패를 내렸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설치 과정에서 실무상 잘못이 있었고 즉시 조치했다"며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사건 발생 전후로 서울교통공사의 대처는 연일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여성 직원의 당직 근무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근무 제도를 바꾸겠다”고 말해 ‘보호’를 명목으로 여성 노동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에는 국무총리 지시사항이라며 직원들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전주환은 2018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하기 전인 2017년부터 음란물 유포 혐의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전력이 있었음에도 채용 과정에서 이를 거르지 못한 점, 전 씨가 성범죄 수사로 직위에서 해제된 후에도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 주소지와 근무 일정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방치한 점 등에 대해서도 서울교통공사 책임론이 일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서울 중부경찰서는 피의자 전주환(31)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습니다.
전주환은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면서 "정말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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