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의존…잊어서는 안 될 죄악”
만취 상태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한 2021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금메달리스트 신재환(24)이 뒤늦은 공개 사과에 나섰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8개월 만입니다.
신재환은 27일 SBS를 통해 “크게 실망하셨을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지금도 정말 많이 후회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재환은 올림픽 이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공황장애가 심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고, 숨이 막히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고, 도망치고 싶었다”며 “무작정 술에 의존하려 했다는 게 절대 잊어서는 안 될 큰 죄악이고, 평생 가지고 갈 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무서웠다. 3~4개월간 카메라를 못 쳐다봤다”며 “외출도 거의 없이 숨어 살기 바빴고, 어떻게 보면 현실 도피였다”고 했습니다.
신재환은 지난해 8월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체조 기대주로 부상했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양학선 선수 이후 9년 만에 한국 체조에 금메달을 안긴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대전 유성구의 도시철도역 앞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만취한 상태로 택시에 탑승한 뒤 목적지를 묻는 택시기사에게 이유 없이 폭행을 가한 것입니다. 택시기사는 신재환의 폭행으로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대전지검은 올해 3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혐의로 신재환을 벌금형 약식 기소했습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입니다. 벌금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한체조협회는 법원의 처벌이 확정되면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신재환의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할 방침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신재환이 지난 4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 참가를 신청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처벌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인 의문이 제기된 겁니다. 또 당분간 자숙해야 한다는 지적이 빗발쳤습니다. 결국 신재환은 선발전을 기권했고, 선수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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