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또번호 추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통계 전문가들은 1등 당첨 확률이 814만분의 1쯤 되는 로또 번호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당첨 번호를 예측해준다는 업체들은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절박함을 악용해 성업중이다.
20일 KBS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한다'는 광고를 보고 유료 사이트에 가입했다. 연간 회비만 백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실제 1년 동안 예측해주는 번호대로 로또를 구입했더니 4등 2번, 5등 15번 등 당첨은 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A씨는 해당 사이트를 믿어본 것은 알려준 번호가 고액에 당첨됐다는 후기 글들과 '브라질 수학자가 발견한 패턴' '고정수 산출 시스템' 등 뭔가 전문적인 듯한 분석법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포토샵을 이용해 지워버리고 날짜 바꾸고 회차도 바꾸고, 좀 어려운 말 쓰면서 하는 것"이라면서 "이 시스템이 있다고는 하는데 막상 보면 없다. 방송을 한 당첨번호를 보고 이제 저희가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당첨된 적이 없는데, 당첨 번호를 배출한 것처럼 조작한다는 것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어쨌든 썩은 동아줄이니까 믿지 마시고, 다 사기"라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12월 30일 기준) '로또 번호 추천 서비스' 관련 상담 건수는 총 2203건이었으며, 이 중 325건은 피해구제 신청으로 이어졌다. 소비자 상담과 피해구제 신청 모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903건·89건)보다 2∼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접수된 내용을 살펴보면 '계약 취소 지연·거부 및 위약금 과다' 유형이 1972건(89.5%)으로 대부분이었다.
한편, 최근 인공지능(AI) 분석으로 복권 당첨번호를 예측해주는 것처럼 속여 6만여 명으로부터 600억원대의 돈을 받아 챙긴 조직 52명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사이트에 로또 등 주요 당첨 복권 사진과 당첨 지급 내역서 등을 합성한 사진과 '감사합니다' 등의 문구를 올려 피해자들을 속이는 수법을 썼다.
회원들에게 제공한 당첨 예측 번호를 복권 추첨 방송 직후 실제 당첨 번호로 몰래 바꿔 보여주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공조체계를 강화해 피해자를 기망하는 업체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면서 "당첨번호 예측은 불가능하므로 유사한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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