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1인 시위가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 제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주예찬 전공의(건양대병원 비뇨의학과 3년)가 노골적인 문구를 담은 피켓 시위로 논란을 일으킨 것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회관 앞에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이 의사 수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한 간호사 협회를 비판하기 위한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피켓에는 간호협회가 주제넘게 의사들의 일에 간섭한다는 등의 다소 자극적인 문구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후 해당 시위는 온라인 상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고, 주 전공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의 시위의 의도는 의료 현장에서 고생하는 간호사를 비판한 것이 아닌 간호 협회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9일 진행했던 '청년의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간호협회는 안타깝게 숨진 간호사에 대해 홈페이지 팝업을 띄우면서 마음에서 우러나는 추모의 글이 아닌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우리나라의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 준 중대한 사건이다'라고 언급했다"며 "고인의 죽음을 명백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는 숨진 간호사나 고인의 가족들을 모독하고 우롱하는 것"이라며 "고인을 애도하고 치료에 최선을 다한 의료진에게 고생하셨다고 말은 못 할망정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원인이었든지, 살인 사건도 아닌데 진상을 규명하라든지 했던 간호협회의 처사는 분명히 선을 넘은 일"이라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끝으로 "간호협회라는 직함을 달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문제"라며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협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해서 1인 시위를 진행하게 되었다"라고 시위를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어 추가 시위나 행동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앞으로도 전공의를 비롯해 의료진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힘 닿는 대로 하겠다는 답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 증상을 보여 해당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해당 논란은 대한전공의협의회 선거에 출마한 주 후보가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의사와 간호사 간의 대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지난 12일 이뤄진 대한전공의협의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결과 강민구 후보가 5336명 중 3787표(득표율 70.97%)를 득표해 회장에 당선됐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선거의 기호 1번이었던 주예찬 후보는 1549표 득표(29.03%)를 얻어 낙선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압도적인 표차에 대해 주예찬 후보의 선거 전략이 유효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보였습니다. 그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을 언급하며 간호협회 앞에서 시위를 진행한 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의료 전문 언론사 메디게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전공의 A씨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위였다. 현재 여론을 보면 얻은 것보단 잃은 것이 많은 1인 시위라는 인상이 크다"며 "단체의 회장이 될 사람은 보다 신중한 언사와 행동이 필요하다. 메시지와 의도가 좋았어도 오히려 직역간 다툼이라는 프레임에서 악용될 소지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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