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학생들 대상으로 방과 후 특강·자율 학습 관리
일부 학부모들 "해당 프로그램 진행되는 줄도 몰랐다"
일부 학부모들 "해당 프로그램 진행되는 줄도 몰랐다"
경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성적 상위권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방과 후 특강을 제공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 '우등반·우열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3일 보도에 따르면 경상남도의 한 고등학교는 오는 8일부터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을 편성하고 해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수업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학교 측은 별도로 마련된 교실에서 상위권 학생들에게 특강을 제공하고, 감독 아래에 자율 학습 관리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2일엔 이 같은 내용의 설명회가 학부모들 대상으로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 공지와 설명회가 모두 상위권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돼 일부 학부모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일부 학부모들은 '어이가 없다', '헛웃음만 나온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편법을 써서 '우열반'을 부활시키려는 작태라고 지적했습니다.
한 학부모는 "처음 이 사실을 전해 들었을 때 너무 황당했고, 다른 학부모들 몰래 작당 모의하듯 쉬쉬하며 우열반을 편성한 게 아닌가 싶다"며 "이미 없어진 우열반이 공공연하게 되살아난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학생들을 우등반·우열반으로 나누는 것은 '공교육 입시 학원화, 학생 간 경쟁 조장, 상대적 박탈감 및 위화감 조성' 등을 이유로 교육계에서 사라졌습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르면 학교는 선행학습이나 신입생 반 편성·배정 고사 등을 할 수 없으며 이 맥락에서 우열반 편성도 금지됩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논란이 되는 프로그램이 방과 후에 진행되는 것이라 규정에 어긋나지 않고,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추진하기 때문에 우등반·우열반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상위권 학생이 대상이긴 하지만 학년 부 협의를 거치기 때문에 정형화하진 않았다"며 "학생들의 더 나은 진학 성과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규정을 지키는 선 내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다른 학교들도 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우선 파악한 뒤 의혹이 타당하면 공문 재안내 등 조처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