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너무 안 잡혀요. 근처 호텔이나 찜질방 알아보는 게 낫겠어요."
지난 14일 새벽 1시께 강남역 인근.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 두어개를 켠 채 40분째 택시를 잡고 있다는 20대 직장인은 결국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급격히 줄어든 택시기사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택시기사가 줄면 운행 택시 수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택시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유가가 치솟고 있고 코로나19 상황 동안 배달이나 택배업 등 유사업종으로 택시기사가 다수 이동하면서 법인택시는 택시기사를 구하지 못해 회사 주차장에 택시를 마냥 세워두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코로나19 기간 동안 적자를 이어온 부산 법인택시 회사인 금륜산업은 이달 들어 휴업에 들어갔고, 웅상택시는 오는 9월 폐업을 앞두고 있다. 웅상택시는 폐업을 앞두고 택시기사 등을 상대로 해고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심야택시 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10만명 수준이던 법인택시 기사 수는 지난 5월 기준 7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기사가 없자 법인택시 수도 줄어 같은 기간 등록 법인택시 수 역시 16% 이상 감소했다. 개인택시도 줄었다.택시기사가 줄면서 심야택시도 감소했다. 택시기사들이 야간 운행을 꺼리기 때문이다. 서울 기준 밤에 운행을 하는 개인택시 수는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택시 호출 앱은 피크 시간대 요금을 올리거나 건당 수천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택시기사 모시기'에 혈안이다.
우티는 다음달 말까지 택시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대 자사 앱을 이용하는 택시기사에게 건당 최대 6000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우티 가맹 택시는 건당 6000원, 우티 앱을 사용하는 일반택시엔 건당 3000원을 지급한다.
프로모션이 적용되는 피크 시간대는 평일 오전 7~10시, 오후 10~오전 3시, 주말 오후 12~6시, 오후 10~오전 3시다. 가까운 거리를 가는 '기본료 승객'이어도 콜을 잡으면 택시비 외 추가로 건당 프로모션 금액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택시기사가 단거리 운행 부담 없이 피크 시간대 콜을 더 많이 잡게 된다.
탄력요금제도 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 타다, 아이엠택시 등은 운행 시간대에 따라 대형·고급택시가 최대 4배까지 요금을 높게 받는 탄력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 택시를 잡기 어려운 소비자들이 대형택시로 향하면서 대형·고급택시 기사로서는 수익이 높아졌다.
택시 호출 앱들은 이 같은 정책을 중형택시로 확대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논의 중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