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반도체 가르칠 교원 수, 인력 양성 수요에도 태부족
황철성 교수 "서울대 반도체 교수 고작 10여 명…계약학과 현실성 없어"
황철성 교수 "서울대 반도체 교수 고작 10여 명…계약학과 현실성 없어"
교육부가 오늘(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반도체 산업 생태계 학습과 인재 수요' 공개 포럼을 열고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과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교육부의 모든 직원이 참여 가능한 자리로, 인재양성 주관 부서로서 과학기술 및 산업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입니다.
포럼에서는 정부가 주장한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인력 양성을 위해 정원을 늘리더라도, 당장 이들을 가르칠 교수가 없다는 겁니다.
당장 가르칠 교수가 없다…'교원 부족' 심각
{포럼에서 발언중인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 출처 : 연합뉴스)
반도체 석학인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교원 부족' 문제를 최우선으로 지적하며 석·박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오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근 10년 간 반도체 전문 인력은 5천 565명 부족할 전망인데, 그간 정부 투자 부족으로 교원도 부족하고 인력 양성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황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대학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는 임시 학과라 정규 교수 선발로 이어지기 어려워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황 교수에 따르면 반도체를 연구하는 교수는 전국에 400∼500명에 불과하며, 서울대 공대만 따져도 교수 약 330명 중에 반도체를 주력으로 연구하는 교수는 10여 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현재 국내 4년제 대학 중 2023학년도에 반도체학과 신입생을 모집하는 학교는 28곳, 총 1382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이들이 졸업하는 4~6년 후에도 전문 인력은 8천여 명이 부족할 전망입니다.
그러면서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들더라도 반도체를 연구하는 교수가 충분한 연구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석·박사급 고급 인력을 키워내는 것만이 현재 유일하게 가능한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대에서 반도체 전공 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박솔아 씨도 "대학원 단계에서부터 외국으로 가려는 학생이 많다"며 "인력 유출을 막으려면 국내·외에서 좋은 연구성과를 내는 교수님을 많이 영입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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