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난민심사 지침 공개해야”…법무부, 2심서도 패소

"일부 승소로 바뀌었지만, 95% 이상 공개"

난민 심사의 기준이 되는 심사와 처우, 체류 지침인 일명 ‘난민지침’을 정부가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또다시 나왔습니다.

서울고법 4-3부는 난민인권센터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다만 1심에서는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며 전부 승소 판결을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여권과 비자가 만료된 난민 신청자에 대한 지침 부분은 비공개로 유지하도록 원고 일부 승소 판결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국가 이익에 영향이 있다고 보이는 일부를 제외하면 난민 관련 지침이 공개 대상이라는 기존 대법원 판례 취지에 따른 겁니다.

이한재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부 승소에서 일부 승소로 바뀌었지만 2심에 따르더라도 공개 대상 정보는 전체의 95%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난민 활동가 무삽 (Darwish Musab) 본인 제공

난민 활동가 무삽 (Darwish Musab) 본인 제공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집트 출신 난민 활동가 무삽 씨는 지난 2018년 난민으로 인정받았지만, 이후 체류 연장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도적 차별을 경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삽 씨는 자신과 아내, 딸의 체류기간이 각각 2년과 1년, 11개월로 다르게 연장되었는데 출입국으로부터 “이것이 시스템이다”는 답변 외에 명확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2007년 대법원은 난민 관련 지침을 공개하라고 판결했지만, 법무부가 이후에도 선별적으로 지침을 공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도 지난해 10월 콩고 출신 난민 신청자 가족 6명이 낸 같은 취지의 행정소송 1심에서 이번 판결과 같은 취지로 대부분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민지숙 기자│knulp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