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전동차 안에서 휴대전화로 60대 남성의 머리를 여러 번 내리쳐 다치게 한 혐의의 20대 여성 A씨가 30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된 A씨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9시46분께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으로 향하는 전동차 안에서 60대 B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친 혐의(특수상해죄)를 받고 있다.
특수상해죄는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는 범죄로 혐의가 인정될 때 적용된다. 비슷한 수준의 상해를 입혔더라도 그 과정에서 불법성이 더 크다고 판단될 때 적용되며, 일반 상해죄에 비해 처벌이 무겁다.
당시 술에 취한 A씨는 전동차 내부에 침을 뱉었고 이를 본 B씨가 A씨의 가방을 붙잡아 내리지 못하게 하자 격분했다. 관련 영상에는 A씨가 "경찰 '빽' 있으니까 놓으라", "너도 쳤어. 쌍방이야", "더러우니까 놔라"고 소리치며 B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영상에서 B씨는 A씨의 휴대전화로 머리를 수차례 맞아 피를 흘렸다. 이 영상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 공분을 샀다.사건 이후 B씨의 사촌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하철 9호선 폭행녀를 꼭 강력처벌해 일벌백계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쌍방폭행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B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보고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주거지를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았고,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법원은 도주 우려를 인정해 지난 25일 구속했다.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B씨를 성추행으로 고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찰은 "사실무근"이라며 성추행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한 A씨는 베이지색 코트 차림으로 고개를 숙인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으며, '지하철에서 왜 폭행했나', '피해자에게 사과했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담으로 일관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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