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규모 정점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K방역 실패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코로나 유행이 감소세로 접어든 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치명률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25일 브리핑에서 "확진자 발생은 유행 정점을 지나서 완만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1주 평균 확진자는 지난 19일 기준 40만5000명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날 기준으로 35만8000명으로 약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62만 정도가 거의 정점이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유행 감소 속도가 어떨지는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33만9485명이다. 지난 17일 62만1205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이후 하루 확진자 규모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규 확진자수가 수십만명을 기록함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위중증 환자, 사망자수에 K방역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위중증 환자수는 1085명, 사망자는 393명이다. 전날엔 코로나19로 469명이 사망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적극 반박에 나섰다. 이 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인용해 인구당 누적 사망자수가 한국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통제관에 의하면 지난 21일 기준 인구 10만명당 누적 사망자는 미국은 289.6명, 이탈리아 261.1명, 영국 239.8명, 프랑스 210.6명, 독일 151.3명 등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24.7명으로 약 10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인구 100만명당 누적 확진자로 보면 한국은 18만5574명으로 이스라엘이 42만7520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 23만7308명, 프랑스 35만6000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이 통제관은 "객관적인 수치가 있다"며 "(K방역이 실패했다) 판단하고 싶어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역시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인구 대비 확진율과 사망률, 누적 치명률, 그리고 각종 경제지표 등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달라"며 "2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인구가 비슷한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할 때 소중한 국민의 희생을 10분의 1 이하로 최소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온 국민들이 함께 이 방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로 잘못된 사실에 대해서는 꼭 바로잡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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