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대전 지역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독재·부패에 항거한 충청권 최초 민주화 운동인 '3·8 민주의거' 기념식이 8일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올해 기념식은 '성큼 겨울을 뛰어넘으리'라는 주제 아래 민주의거 참가자, 허태정 대전시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정부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제는 김기림 시인의 '봄'에서 인용한 구절로, 1960년 독재의 겨울을 성큼 뛰어넘어 민주의 새 봄을 불러오는 희망이 됐던 대전 청년들의 용기와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행사는 민주화 운동 중심에 있던 대전 지역 7개 고교(대전고·우송고·호수돈여고·대전여고·보문고·대전공고·대전사범학교) 중 5개 학교 학생대표 5명이 애국가를 선창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운동에 직접 참여했던 김용재 3·8 민주의거 기념사업회장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인터뷰 영상이 상영됐고, 3·8 민주의거를 처음으로 다룬 영화 '대전, 1960'의 주연배우 전영찬이 당시 결의문이 작성됐던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이 3·8 찬가를 다 함께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3·8 민주의거는 1960년 당시 집권당이던 자유당 정권의 부패와 횡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전 지역 고등학생들이 불의에 항거해 일어난 민주적 저항운동이다.
대전고 학생 1000여명의 시위를 필두로 이틀 뒤인 10일에는 대전상고(현 우송고) 학생 600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대구의 2·28 민주운동, 마산의 3·15 의거와 함께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이듬해부터 정부 기념식으로 격상됐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기념식이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 큰 이정표로 남은 3·8 민주의거 정신을 대전 시민정신으로 승화시키고,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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