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조사로 절도·무면허운전 전력자 떨어뜨린 해군사관학교…대법 "위법 아니다"

해군사관학교가 신원조사를 실시해 절도와 무면허운전 전력이 있는 지원자를 불합격시킨 것이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원고 A씨가 해군사관학교장을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형실효법령은 기소유예처분 등 수사경력자료를 사관생도를 선발하는 데 참고하도록 조회·회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사건 신원조사 결과에 기소유예 등 전력이 포함돼 조회·회신된 것을 두고 법령상 근거가 없거나 상위 법령을 위반한 규정에 근거했는 등의 사유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사관학교) 선발예규는 최종합격자 선발 시 고려하여야 할 사항 중 하나로 신원조회 결과를 규정하고 있고 이는 사상이 건전하고 품행이 단정한 사람 중에서 장교를 임용하고자 하는 취지에도 부합한다"며 "피고가 선발과 관련된 여러 고려 요소 중 하나의 것을 다른 것보다 우위에 두는 기준을 마련하거나 그러한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피고의 재량권 행사 범위 내에 있다"고 밝혔다.

해군사관학교는 2019년 10월 군사안보지원부대(기무부대)로부터 사관생도 선발 2차시험 응시자들의 신원조사 결과를 회신받은 뒤 기소유예 전력 등을 이유로 A씨를 불합격시켰다. 신원조사 결과에는 A씨가 2018년 12월 2회에 걸친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도로교통법(무면허운전) 위반 등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기재돼 있었다.
앞서 1심은 해군사관학교가 응시자에 대한 수사경력 조회를 의뢰하고 회신받는 것은 국가정보원법 등이 규정한 범위를 넘어섰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한 불합격 처분을 취소했다. 2심 역시 해군사관학교장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