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를 중단한 대광건영의 A 아파트 [사진 출처 = 변덕호 기자]](https://img.mbn.co.kr/filewww/news/other/2021/10/04/210081100008.jpg)
공사를 중단한 대광건영의 A 아파트 [사진 출처 = 변덕호 기자]
1일 오전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A 아파트 건설현장 일대. 한창 아파트 시공에 바빠야 할 현장에서는 정적만 맴돌 뿐이었다.간혹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관리자나 입주 예정자 한두 명만 마주할 수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3곳의 공사현장 한곳에선 레미콘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다만 나머지 2곳의 공사장은 적막 그자체였다. 법원에서 두 아파트 현장에 공사 중단 결정을 지난 29일 내렸기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는 조선 시대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의 무덤이 있는 김포 장릉 인근이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상 장릉 반경 500m 내에 20m 이상 건물을 지으려면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 아파트는 불법으로 아파트를 짓고있다"며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건설사 들은 이 명령의 집행을 중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 29일 법원에서 이중 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만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다. 장릉 쪽에서 봤을 때 가까운 2개 단지에 대한 공사 중단 명령은 유지된다.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장릉 전방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이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들 아파트 단지 3곳의 건설사가 문화재 반경 500m 안에서 공사를 진행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사적 20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포 장릉은 조선 ...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장릉 전방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이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들 아파트 단지 3곳의 건설사가 문화재 반경 500m 안에서 공사를 진행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사적 20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포 장릉은 조선 ...

30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장릉 전방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이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들 아파트 단지 3곳의 건설사가 문화재 반경 500m 안에서 공사를 진행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로 인해 1417구에 대한 공사는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다만 두개단지 약 2000여가구에 대한 공사는 중단됐다.당초 이들 아파트는 내년 여름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현재 공사 중단 명령이 내려진 2개 단지는 언뜻봐도 80~90%의 공사가 진행된 상태. 최악의 경우 이들 아파트를 허물어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입주자들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건설사들에는 판결이 내려진 29일 부터 하루 수백통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미 이주 계획을 확정한 사람들이 많아 혼란이 커지고 있다.
검단신도시 인근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아파트 공사 문의 연락이 계속 오고 있다. 특히 지난번 김포 장릉 아파트 철거 관련 국민청원이 화제가 되자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 60대 B씨는 "아파트 공사가 중단됐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되어 둘러보러 왔다"며 "왜 우리 아파트만 공사를 멈추고 옆 아파트는 계속 진행 중인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C씨는 "내년 여름에 맞춰 다 계획을 세워놨는데 어쩌나"라며 "이 상황이라면 갈곳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포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없이 올라간 아파트의 철거를 촉구합니다'란 글이 올라왔다. 4일 현재 이 글에는 18만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수분양자들 큰 피해가 예상돼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지자체와 건설사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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