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생활 연구논문 "여성성 은폐 등 다양한 감정적 고통 겪어"
공군 여성 부사관 사망 사건이 군 조직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폭력 관행을 드러냈지만, 군 내 소수자인 여군들은 과거부터 조직 내 배제와 고립을 두려워하며 여성성을 은폐하는 등 다양한 감정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오늘(13일) 학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논문 '여군의 군 생활 경험과 적응 과정-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중심으로'에서 군 조직 내 소수집단으로서 여군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사했습니다.
이들은 2017년 당시 군에서 4년 이상 복무한 20∼50대 예비역 장교 5명·현역 장교 4명·현역 부사관 3명 등 여군 12명을 심층 면접했습니다.
해당 여군들의 평균 복무기간은 15년 5개월, 계급은 중사부터 소령까지입니다.
면접 내용 분석 결과 여군이 군 생활 중 겪는 고충은 소수집단의 소외감, 신체적 다름에서 오는 어려움, 여성에게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부당함, 임무 수행에서의 장벽 등으로 분류됐습니다.
또 이어진 진술에서는 "남자들이 하는 얘기는 주로 어제 먹었던 술, 술집에 나왔던 여자, 그리고 일, 이렇게 세 가지였다", "남군과 달리 여군은 밖에 나가면 나갔다는 소문이 나고, 들어오면 '몇 시에 들어왔다더라', '뭐 하고 왔다더라'를 모두가 알고 있다. 전출 가면 전에 있던 곳에서 어떤 사람인지 미리 정보를 파악해 소문이 쫙 퍼져 있다"등이 있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면접 참여자들이 '군인'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한다"며 "남군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 다수 기득권자인 남군들의 테스트를 견디며 군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거치면서 '여군'이 아닌 군인이 돼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