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압수된 불법 총기류 [사진 제공 = 부산경찰청]
미국에서 총기 부품을 밀수입한 뒤 국내에서 총기를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이들 중에는 현역 군인도 포함돼 있었는데, 이들이 제조한 총기는 금속탐지기에도 안 걸리는 '고스트 건'으로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총기 난사에 사용된 적도 있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불법으로 총기를 제작해 판매한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A씨와 현역 부사관을 포함해 불법 총기 제작에 관여한 사람이 3명, 총기 판매 2명, 총기를 사들인 사람이 2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구매한 총기 부품을 국내로 몰래 들여왔다. 총기 부품을 자동차 부품이나 장난감 부품인 것처럼 거짓 신고해 수입통관 절차를 피했다. 이들은 밀수입한 총기 부품을 모의 총기 부품과 결합해 실제 총기와 비슷한 격발 기능을 갖춘 권총과 소총 등으로 만들었다.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에서 138점을 압수했는데, 권총이 5정, 소총 1정, 모의 총기 26정이 포함됐다. 경찰이 해당 총기 성능을 실험해 본 결과 합판 4장을 가볍게 뚫었고, 한 줄로 세워둔 맥주캔 4개를 산산조각 낼 정도였다.
인터넷 카페 동호회 회원인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총기를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구매자들은 총기를 산 이유에 대해 "전쟁에 대비하려 했다", "호신용으로 샀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불법 제작된 총기 중 권총 3정은 실제로 정당 수백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불법 제작한 총기는 총기 번호가 부여되지 않아 추적이 어렵고, 폴리머라고 불리는 강화 플라스틱류로 만들어져 금속 탐지에도 걸리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이런 총기류는 일명 '고스트 건'으로 불리며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데 이용된다.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한국계 조승희 씨가 총기 난사 사건을 했을 때도 고스트 건이 사용됐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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