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진상규명 나서
오픈채팅방·커뮤니티서 사인 관련 공방전 치열
오픈채팅방·커뮤니티서 사인 관련 공방전 치열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 여론이 둘로 갈라져 양쪽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손 씨 실종 당일 사건 재구성을 둘러싸고 “술자리를 함께한 친구 A 씨에게 살해당했다”는 주장과 “손 씨 사망에 친구 A 씨는 책임없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손정민 사건은 살인사건이다”
지난 10일 만들어진 한 오픈채팅방에서는 손 씨 사망을 사실상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증거를 찾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채팅방은 손 씨 사건에 자유로운 의견 개진뿐만 아니라 손 씨 추모,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독려 등 구체적인 행동까지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빗속에서 열린 '고 손정민 군을 위한 평화집회' 안내글도 이곳에서 올라와 공유돼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또 다른 오픈채팅방도 마찬가지입니다. 15일 개설된 채팅방에서는 경찰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주장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각 채팅방에는 1,000명에 달하는 인원이 모였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 유튜버들이 화제성 높은 손 씨 사건을 영상으로 제작해 높은 조회 수로 수익을 높이는데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자신을 무속인이라 주장한 유튜버들은 ’손정민 군이 제 꿈에 나타났습니다’, ‘처녀 보살이 설명하는 한강 사건 확실한 타살’ 등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들은 점괘를 통해 손 씨의 사망 원인을 추정했습니다. 점괘 결과에 대해서 “(손 씨와 A 씨 사이) 다툼이 있었고, 손 씨 머리 부분에서 발견된 2개 상처는 어떤 물체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이처럼 손 씨 사건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도 넘은 돈벌이 행각은 경찰 수사에 지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쏟아집니다.
“친구 A 보호해야…궁예질 그만”
반면 친구 A 씨를 보호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해당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규정하는 데 반발해 “단순 실족사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15일 만들어진 오픈채팅방 '친구A 보호 모임'이 대표적입니다. 해당 채팅방에 참가한 사람들은 친구 A 씨는 손씨 사망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채팅방 방장은 "'궁예질'(관심법을 쓴다고 주장한 궁예에 빗대 근거 없이 추측하는 얘기)을 반대한다"고 말하며 손 씨 사인에 대한 억측을 자제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사건 관련 가짜뉴스 유포자들에 대한 전기통신기본법(이익 목적 허위 유포) 및 정보통신망법(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위반 여부를 따지고 있습니다.
아직 손 씨가 실종된 이후 사망 경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추측이나 음모론이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친구 A 씨는 지난 17일 입장문 발표를 통해 “부디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 9602wldud@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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