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굶겨라"…정인이 양부 문자, 학대 부추긴 정황 드러나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 끝에 숨지게 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양부 안씨와 양모 장씨가 정인이를 귀찮아하는 정황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을 공개했습니다. 입양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검찰이 어제(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양모 장씨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에 양부 안씨는 정인이를 '귀찮은 X'이라고 말하는 답장을 적었습니다.

또한 장씨는 안씨에게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어. 폭력은 안 썼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학대 사실을 몰랐다는 안씨 주장과는 서로 반대되는 정황입니다.

'지금도 (음식을) 안 처먹네'라는 양모 장씨의 메시지에 안씨는 '온종일 굶겨보라'고 답장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학대를 방조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추긴 정황까지 나타난 것입니다.

아울러 양모는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는 정인이를 가리키 '얘(정인이)는 기침도 장난 같아. 그냥 두려고'라는 메시지를 양부에게 보냈습니다. 이에 양부는 '약 안 먹고 키우면 좋지'라고 답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머리가 아파서 약을 먹고 자겠다'는 양모에게는 '자기는 먹고 자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안씨는 "검찰이 제시한 대화는 대부분 회사에 있는 시간에 일일이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낸 것"이라면서 "(아내가 짜증을 내는 상태에서) 바른말을 하면 화를 돋우기 때문에 일단 제가 (기분을) 맞춰주고, 집에 와서 바른 방향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씨는 "와이프가 (정인이에 대한) 정이 없고, 스트레스받았다는 걸 알지만, 아이를 이렇게 때리는지 몰랐다"면서 "알았다면 이혼해서라도 말렸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안씨는 "사적인 대화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검사는 "사적이라서 본 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양모 장씨에게 사형을, 양부 안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정씨와 안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4일 내려질 계획입니다.

[ 유송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songhee931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