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재영·다영 홍보"...'학폭 논란' 학교 대응 아쉬워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의 경기 사진과 활약상이 여전히 모교 홈페이지에 게시되면서 학교 측의 대응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같은 학교에 다녔던 피해자가 자매의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중도에 기숙 생활을 관뒀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계속 홍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오늘(15일) 자매가 다녔던 전북 전주시 한 중학교 홈페이지의 배구부 앨범 게시판에는 '2010 춘계 전국 남녀 중고 배구 연맹전 2위 입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있습니다.

2010년도 전북 배구인의 밤 / 사진=학교 홈페이지 캡처

작성자는 "2010년 3월 23∼29일 익산에서 열린 대회에서 본교 배구부 선수들이 2위에 입상했다"며 "2학년 이재영 학생은 우수상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게시글 아래에는 이재영·다영 자매를 비롯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촬영한 사진 몇 장이 첨부됐으며 대회 관계자로부터 상을 받는 이재영의 사진도 게시글에 포함됐습니다.

2013년 9월 이재영, 이다영 국가대표 출전 후 입국 장면 / 사진=학교 홈페이지 캡처

자매의 사진과 활약상은 다른 게시판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공지사항의 '제39회 전국 소년체전 배구부 동메달 획득'과 '2010 배구인의 밤 행사' 등의 글에도 마찬가지로 자매의 사진과 수상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 중 배구인의 밤 행사 글에 첨부된 5장의 사진 중 4장은 자매의 수상을 중심으로 촬영됐습니다.

자신의 자녀가 이 중학교 배구팀에서 자매와 운동했다고 주장한 한 학부모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를 지켰다"며 "객관적으로 외부 관계자, 타 학부모님 관람석을 지날 때 우연히, 여러 번 듣던 소리는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것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이 학부모는 "피해를 본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닌데 서로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며 자매를 감싸는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이재영·다영 자매가 다녔던 고등학교인 선명여자고등학교 역시 여전히 학교 홈페이지에 자매의 사진을 게시한 상황입니다.

사진=네이버 댓글 캡처

학교 측의 여전한 쌍둥이 자매 홍보에 네티즌들은 "학생 관리도 못한 선생님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당시 해당학교 학폭 담당 선생님 징계는?", "퇴출시키고 형사처벌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부적절한 학교의 처신을 비판했습니다.

이와 같은 논란에 해당 중학교 측은 "오래전 일이라 미처 알지 못했다"며 "예전부터 있던 게시물인데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관련한 홈페이지 글 게시는 부당한 만큼 확인 후 바로 조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youchea6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