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한 곳서 코로나 확진자 30명 넘게 사망…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된 경기 부천 한 요양병원에서 이달 1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8일까지 30명 넘게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좁은 병실에 병상이 밀집한 요양병원 내부에서 교차 감염이 일어나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 증가는 기저 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들이 제때 전담 병상으로 옮겨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46명이다. 이들 가운데 34명이 부천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확진판정을 받고 숨졌다.

이 요양병원에서는 이달 11일 처음 확진자가 나왔다.
20~60대 요양보호사 6명이 한꺼번에 양성판정을 받은 것. 사망자는 첫 확진자 발생 이틀만인 13일 나왔다. 70내 남성이 숨졌고 이후 사망자가 계속 나와 누적 확진자 153명 중에 22%인 34명이 이 병원에서 목숨을 잃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11층짜리 상가 건물 중 8층을 쓰고 있는 이 요양병원은 좁은 병실에서 여러명의 노인 환자가 함께 지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재활 치료 등 돌봄 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불가피하다.
방역 당국은 이런 이유로 요양보호사들이 처음 확진 후 요양병원 내부에서 교차 감염이 일어났고 입소자들에게까지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노인 환자 특성상 호흡 곤란 등으로 마스크를 온종일 착용하지 않은 것도 이유로 전문가들은 꼽고 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와 기저질환"이라며 "요양병원 환자들은 이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