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소설가 김훈은 그의 산문집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밥은 누구나 다 먹어야하는 것이지만, 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밥만이 각자의 고달픈 배를 채워줄 수 있다"며 '밥'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대부분의 식당들은 사람들의 '개별적이면서 보편적인' 입맛을 맞추기 위해 힘쓴다. 하지만 쉽지 않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음식점업을 영위하는 영세사업자가 1년 안에 폐업하는 비율은 34.4%에 달한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길게는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영업을 이어오며 사람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춰온 노포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1904년 문을 연 이문설농탕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로 요식업 허가를 받은 식당으로 유명하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좁은 골목에 위치한 이문설농탕의 대표 메뉴는 당연히 설렁탕이다. 커다란 무쇠솥에 양지와 도가니, 사골 등을 넣고 17시간 가까이 끓인 뒤 기름기를 걷어내 손님의 식탁 앞에 놓인다. 여느 설렁탕 집과 달리 소의 비장(지라)을 넣어 독특한 향과 국물 맛을 자랑한다. 매년 미쉐린 가이드에 뽑혀 가게를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1950년대에 개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집'은 녹두전을 대표 메뉴로 내세우는 서울의 노포 중 하나다. 녹두에 물과 약간의 소금, 그리고 양배추와 양파 정도로 심플하게 부쳐지는 열차집의 녹두전은 담백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약간 경사가 진 번철(부침개를 만들때 쓰는 둥글넓적한 철판)에 부쳐내 기름을 가장자리로 분산시키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좁은 골목에 전집들이 늘어서 있던 피맛골 초입을 떠나 2010년 종로구 공평동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한결 같은 맛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윤상건 열차집 대표는 "부모님이 자식을 데려오고, 그 자식이 친구들을 데려오고, 학교 선배나 회사 선배가 후배들을 데리고 오는 곳이 열차집"이라고 말했다.
1939년 개업한 서울의 대표적인 노포 '한일관'은 서울식 불고기로 이름이 높은 식당이다. 소고기를 얇게 저며 갖은 양념에 재운 궁중 음식 너비아니처럼 양념을 이용해 연하고 고급스러운 식감을 만들어냈다.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특징을 적절히 조합해 함흥냉면의 쫄깃한 식감과 평양냉면의 구수함이 가미된 '서울식 냉면'도 서울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지 오래다. 일제강점기 시절 지은 일본식 이름 '화선옥'을 해방이 되자마자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이 식당은 현재 압구정 본점을 비롯해 을지로와 광화문 등 강북 지역에서도 여러 지점을 두고 있다.
한편 SBA(서울산업진흥원)는 지난 1월부터 '서울메이드'라는 같은 이름의 매거진을 발행해 서울 지역의 산업적 변화, 혁신적인 중소기업 소개를 비롯해 서울이 배출한 상품들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메이드 협업 기업을 포함한 혁신 중소기업에 대한 내용은 서울메이드 매거진 최신호 및 서울메이드 홈페이지를 통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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