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설마 했던 수치인 하루 1천 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지자체와 방역 당국, 주민들이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곧 격상될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그동안 제대로 장사도 못하고, 방역지침을 준수해왔던 자영업자들은 "더는 가망이 없는 것 아니냐"며 허탈해하는 모습입니다.
◇ 하루 1천 명 넘은 확진자 수에 깊어만 가는 '공포감'
단일 지역으론 서울 다음으로 많은 328명(12일)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수원에 사는 직장인 김모(34) 씨는 "하루 확진자가 수백 명 대이던 최근까지도 거리두기 수칙을 생각하면 불편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는데 1천 명을 넘어서니 이제 공포감이 먼저 든다"며 "당장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 벌써 걱정"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중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는 최모(42) 씨는 "화상수업 적응을 잘 못 하는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든 등교시키는 게 낫겠다는 마음이었지만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며 "무리하게 밖에 나갔다가 확진되느니 차라리 학업에 뒤처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42명, 이날 오전 62명의 추가 확진자가 쏟아진 인천에서도 시민들의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평구에서는 공무원 확진자가 7명으로 늘어나면서 구청 청사 폐쇄 기간이 이날 밤까지로 연장됐습니다.
특히 인천시 중증 환자 전담 치료 병상은 23개 중 21개를 사용 중이고, 감염병 전담 병상도 444개 중 199개를 사용해 가동률이 44.8%까지 높아졌습니다.
인하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1) 씨는 "수도권에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지난주부터 도서관을 비롯한 캠퍼스 내 모든 집단이용시설이 폐쇄됐고 기말고사도 온라인으로 치르고 있는데 인천지역 확진자가 계속 늘어 몹시 불안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부산에서도 전날 82명의 확진자가 발생, 올해 하루 최다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아들 집에 머물며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를 봐주고 있는 황모(66) 씨는 "요즘 집 앞 마트에 과자 하나 사러 가는 것도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황씨는 "부산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집 근처 자영업자 매장의 확진자 동선이 계속 메시지 알림으로 오고 있다"며 "하루 확진자가 1천 명을 넘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산의 한 30대 공무원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급증하면서 기존 업무는 그대로 하면서 방역과 점검 현장을 챙기기가 갈수록 힘이 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직원끼리 돌아가면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점심도 3교대로 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 소상공인들 "빛이 안 보인다"…거리두기 강화해 확진자 줄여야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이미 겪는 소상공인들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를 넘겨서도 이어질까 노심초사입니다.
경기 파주시 야당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 이모(61) 씨는 "지난주 평일 하루 평균 세 팀의 손임이 왔는데 어제는 한 팀이 전부"라며 "거리두기 상향에도 확진자는 줄 기미가 안 보이고, 빛이 안 보인다"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는 "연말을 앞두고 각종 회식과 송년회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직원 인건비도 줄 상황이 안돼 막막하기만 하다"며 "빚을 내 작은 가게를 열었지만, 빚도 못 갚고 답답한 상황만 계속"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용인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한모(44) 씨는 "연말까지는 어떻게 버텨보겠지만 해를 넘겨서도 영업정지가 이어지면 무너지는 가게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지금 분위기로는 무조건 연장될 것 같아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고양시 일산 라페스타에서 4년간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박정우(34)씨는 "차라리 전국이 다 '셧다운'을 해서 확진자 수를 확 줄였으면 한다"며 "카페는 포장만 되고 식당은 취식을 허용하니, 아무래도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인근 노래방 점주 A씨는 "영업을 못 하게 된 지가 언제인데 코로나19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며 "차라리 거리두기 수칙을 더 강화해 단기간에 확진자 수를 줄여야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방역당국 역량 한계치…"힘들지만, 국민 모두 철저한 방역 수칙 지켜야"
연일 늘어가는 확진자와 검사자 수에 방역 당국의 역량도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성남시 분당구보건소 관계자는 "10∼11일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 건수가 모두 500건을 넘고, 어제도 430건을 기록해 평소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11일부터 군인 3명, 경찰 4명, 질병관리청 2명이 지원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확산세가 이어지고 분당구에 임시선별진료소 2곳이 추가 설치되면 인력 운영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염려했습니다.
고양시 덕양구보건소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고 지쳐있다"면서 "평일, 주말, 밤낮없이 일하고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더 막막한 심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제는 보건당국과 의료 인력만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방역수칙을 모두가 지키지 않으면 우리 공동체는 희망이 안 보인다, 다시 한번 모든 국민이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광주시의 한 시민은 "수도권 상황을 보면 간신히 버텨온 둑이 무너진 것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그나마 지역 사정은 덜 심각하지만,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방역 수칙을 강화하고 시민들도 동참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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