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측 "테러리스트도 아닌데…입국금지 과도"

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 당한 가운데, 유씨측은 "국제적 테러리스트나 중범죄자가 아닌 이상 정부가 개인에 대해 영구적으로 입국 금지 결정을 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법률대리인 김 모 변호사는 15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 출연해 "병역 기피를 했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입국 금지 결정을 해둔 사례는 유씨가 대한민국 역사상 유일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 내부 지침에 따르더라도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일정 사안의 경중에 따라서 기한을 정해두고 입국 금지를 시키고 있다"며 "그마저도 기간이 경과하면 다시 입국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세 회피 수단으로 유씨가 입국을 시도한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국내에 들어온다는 것만으로도 세금 혜택이나 탈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관광 비자로 들어오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입국 금지 결정이 돼 있기 때문에 어떤 비자 형태로든 입국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 변호사는 "유승준이 들어오고 싶어하는 이유는 특별한 게 아니다"며 "단순히 한국에 들어오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모종화 병무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저는 우선 유승준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지 않다"며 "스티브 유는 한국 사람이 아니고 미국 사람"이라며 입국이 계속 금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스티브 유는 숭고한 병역 의무를 스스로 이탈했고, 국민에게 공정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한다고 누차 약속했음에도 그것을 거부했다"며 "(유씨가) 입국해서 연예계 활동을 국내에서 한다면 이 순간에도 병역의무를 하는 장병들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느냐"고 지적했다.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도 추방 이후 5년 뒤엔 재입국이 가능한데 입국금지가 유지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신성한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입국이 계속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씨는 같은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병무청의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엄연한 차별이자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영주권자가 시민권을 취득한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면 마음을 바꾼 것이 위법한 일입니까? 아니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위법한 일입니까"라고 밝혔다.
한편, 유씨는 지난 1997년 국내에서 가수로 데뷔해 활동하던 중 2002년 1월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그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유씨는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는데도 지난 7월 LA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하자 최근 다시 소송을 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