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이 북한 수역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시신과 소지품 등을 찾기 위해 27일 인근 해상에서 대대적인 수색을 이어갔다.
해양경찰청은 실종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와 관련해 이날 연평도 인근 해상을 8개 구역으로 나눠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수색 범위는 연평도 서방부터 소청도 남방 해상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색에는 해경과 해군의 함정 29척과 어업지도선 10척 등 선박 39척과 항공기 6대가 투입됐다. 해경은 500t급 함정 4척 등 13척과 항공기 2대를, 해군은 함정 16척과 항공기 4대를 각각 투입했다. 옹진군 등도 어업지도선 10척을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전날에는 선박 36척과 항공기 5대 등을 투입했지만 광범위한 수색을 위해 이날부터 수색 규모를 확대했다.
이날 북한은 남측이 공무원 수색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북측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며 중단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해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실종 공무원에 대한 수색 작업을 계획했지만 남측이 북측 해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경측은 "해군이 아닌 해경 기준으로는 NLL 남쪽에서만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A씨의 실종 전 행적 등을 수사하고 있는 해경은 지난 25일 군 당국에 A씨 월북 정황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도 제공 여부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군 당국은 해경의 협조 요청에 당장 자료를 제공하기는 어렵고 검토 후 이달 28일까지 자료 제공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해경은 A씨가 실종 직전 타고 있던 무궁화 10호와 13호에 있는 컴퓨터(PC)를 대상으로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하며 북한 관련 검색 기록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고장 난 선내 폐쇄회로(CC)TV 2대를 복원해 누군가가 고의로 훼손했는지도 수사 중이다. 또 무궁화 10호의 행적을 기록하는 GPS(위성위치항법시스템) 기록도 분석하고 있다. A씨의 금융 계좌와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통해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해경은 A씨가 실종 직전까지 탔던 무궁화 10호 내부를 지난 24일 1차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휴대전화나 유서 등을 발견하지 못했고 선내에 설치된 CCTV 2대도 모두 고장 나 동선을 파악하지 못했다. 군 당국과 정보 당국은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을 근거로 A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주장했지만 A씨의 형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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