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문제로 갈등을 빚던 5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노모가 법정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재연했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재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6) 씨는 법정에서 아들을 살해할 당시 장면을 재연했습니다.
이는 A 씨의 혐의와 관련해 의심을 제기한 재판부가 법정에서 직접 검증하겠다고 한 데 따른 것으로, A 씨는 인천지법 직원인 가상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수건을 이용해 목을 조르는 시늉을 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가로 40㎝, 세로 70㎝ 크기의 수건을 목에 감을 경우 노끈 등에 비해 두껍다며 실제로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표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술에 취했다고 해도 과연 70대 할머니가 몸무게 100㎏이 넘는 거구의 성인 남성을 수건으로 목을 졸라 살해할 수 있는지 자꾸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아들이 술을 더 먹겠다고 하고 여기저기에 전화하겠다고 했다"며 "뒤에서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는데 정신이 있었고 수건으로 돌려서 목을 졸랐다"고 말했습니다.
표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한 멍자국에 관해 묻는 경찰관에게 '우리 아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어떻게 손을 대요'라고 말을 했다"며 "평상시 아들이 무서워서 손도 못 대지 않았느냐"고 의심했습니다.
A 씨는 "자꾸 술을 먹으니 그랬다"며 "그냥 뒤에서 (소주병으로) 내리쳤다"고 답했습니다.
A 씨는 올해 4월 20일 0시 5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51) 씨의 머리를 술병으로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당일 오전 끝내 숨졌습니다.
A 씨는 범행 직후 "아들의 목을 졸랐다"고 112에 직접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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