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부산 최고층 빌딩인 '엘시티'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마이삭'은 부산을 강타한 2003년 태풍 '매미'와 유사한 경로로 접근하고 있는데다, 엘시티에서는 최근 2년간 세 차례나 유리창 파손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부산 전역과 부산 앞바다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했다. '마이삭'의 직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은 이날 오후부터 3일 새벽까지 강풍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오른편에 속한 부산은 순간 최대 초속 30∼50m의 강풍이 불겠다. 비도 100∼300㎜, 많은 곳은 400㎜ 이상 내리겠다. 특히 부산은 태풍의 위험반경 오른쪽에 속한 터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마이삭'은 중심기압 940h㎩, 최대풍속 초속 47m, 강풍 반경 370㎞의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
엘시티는 지난 2018년 태풍 '콩레이'가 남부지역을 통과할 때 유리창 1000여 장이 깨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공사 중이던 엘시티 랜드마크타워동(101층) 35층∼65층 사이에 40여 가구 유리창 100여 장이 파손됐다. 이 유리 파편이 B동(85층)으로 날아가 30여 개층에 걸쳐 유리창 1000여 장이 추가로 깨졌다. 또 인근 아파트와 상가 등 반경 100여 m 주변 건물 6곳의 유리창도 깨졌고 주변에 주차된 차량 60여대도 날아온 유리 파편에 맞아 파손됐다. 올 초에도 엘시티 85층에서 강풍에 유리창이 깨져 인근 도로와 인도 등에 쏟아지는 사고가 있었다. 엘시티에서는 지난해 5월에도 강풍에 83층 유리가 깨지며 파편이 인근 차량 4대를 긁는 피해를 냈다. 당시에도 강풍에 창문을 제대로 닫아놓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일부 주민들은 엘시티로 인해 '빌딩풍' 현상이 강해져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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