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의 부실 대출로 벌어진 이른바 '캄코시티' 사건의 핵심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오늘(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1부(진철민 부장검사)는 지난달 31일 캄코시티 사업 시행사인 월드시티 대표 이 모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이 씨는 2000년대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캄코시티'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국내에는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라는 법인을 두고, 캄보디아에서는 현지법인 월드시티를 통해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업은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파산해 중단됐습니다. 사업에 2천369억 원을 투자한 부산저축은행도 함께 파산했습니다.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지연이자를 포함해 6천700여억 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예보의 수사 의뢰 등을 토대로 이 씨가 월드시티 등 회사자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 씨는 채권 회수를 피하기 위해 자산을 빼돌리는 등 강제집행을 피한 혐의도 받습니다.
다만 일부 배임 혐의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검찰은 이 씨가 부산저축은행에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속한 후 이를 어기고 몰래 판매한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왔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이에 반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이 부분은 공소장에 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6월 부동산 저당권 설정을 약속한 뒤 계약을 위반했더라도 배임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기존 판례를 뒤집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씨는 사업 실패 후 캄보디아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1월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귀국과 동시에 이 씨를 체포한 검찰은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습니다. 이후 추가 수사를 이어오던 검찰은 대법원판결 취지 등을 고려해 이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씨는 예보가 관리하는 캄코시티 자산 지분 60%를 반환하라며 캄보디아 현지에서 예보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지난 2월 캄보디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습니다.
예보의 승소와 이 씨의 기소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피해 보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부산저축은행의 파산으로 인해 5천만 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 등 3만8천여 명이 피해를 봤으며 피해액은 6천268억 원에 달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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