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늘(15일) 박원순 전 시장의 직원 성추행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면서 피해 접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피해자'가 아니라 '피해호소 직원' 등 표현을 써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불과 3개월 전 유사한 상황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이번 사건에서만 굳이 '피해호소 직원'이라는 용어를 택한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리면서, 온라인에서는 사건에 직접 책임이 있는 기관이 '2차 가해'를 저지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나옵니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 발표 때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직원을 '피해호소 직원',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직원' 등으로 지칭했습니다.
박 전 시장의 일부 지지자들이나 여권 등에서 쓰는 '피해 호소자'라는 용어와 사실상 같은 표현입니다. 고소인 측이나 여성단체 등에서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피해자'나 '고소인'이라는 표현과는 다릅니다.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현재 이 직원이 아직은 피해에 대해서 우리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말한 것이 없다. 여성단체를 통해 접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런 차원에서 말씀드린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내부에 공식적으로 접수가 되고 (조사 등이) 진행되는 스타트 시점에 '피해자'라는 용어를 쓴다.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에 이전에는 이런 말을 쓴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3개월 전 시장 비서실 남자 직원이 전에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시청 여성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돼 입건된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서울시가 쓴 용어는 전혀 달랐습니다.
4월 23일 서울시는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최우선으로 두고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기본 입장",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되어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주시길 당부 바람"이라면서 일관되게 '피해자'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게다가 "서울시는 이미 해당 가해 직원에 대해서는 직무배제 조치를 취했으며, 경찰 조사와 별개로 자체적인 상황 파악 중임"이라며 피의자인 남자 직원을 '가해 직원'으로 표현했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경찰의 수사 개시 통보가 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음날 브리핑에서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도 남자 직원을 '가해자'라고 2차례 표현했으며, '피해자'라는 용어를 2차례 썼습니다. '가해 지목자'나 '피해 호소자' 등의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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