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서 주한미군으로 추정되는 외국인들이 마스크도 안 쓰고 폭죽 수십발을 터트린 사건과 관련해 시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부산경찰청과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께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번화가인 구남로 일대에 외국인들이 폭죽을 터트려 위험하다는 신고가 잇달았다. 폭죽 터뜨리기는 2시간 이상 지속됐고 접수된 주민 신고만 70건을 넘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건물이 즐비한 번화가에서 하늘로 소형 폭죽을 마구 쏘아 올렸으며, 일부는 시민을 향해 폭죽을 터뜨리기도 했다. 해운대구는 이들 대부분이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휴가를 나온 미군으로 추정했다.
경찰 등 100여 명이 현장에 출동해 경고 방송을 하고 해산을 시도했지만 일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폭죽을 쏘아댔다. 이 과정에서 경찰 제지를 뿌리치고 시민을 향해 폭죽을 터뜨리고 달아나던 20대 미군 1명이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미군을 인근 지구대로 임의동행 방식으로 데리고 가 경범죄 처벌법 위반(불안감 조성) 혐의로 5만원의 과태료 처분만 하고 돌려보냈다.
이번 폭죽 소동과 관련해 경찰의 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부산 해운대구갑)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을 향해 폭죽을 난사한 것은 불꽃놀이를 한 것이 아니라 폭력상해를 기도한 것"이라면서 "경찰의 안이한 안전의식이 우려된다. 경찰은 시민들의 신체에 위해를 기도한 이 외국인들을 모두 체포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민중연대 등 지역 28개 단체는 남구 백운포 미 해군사령부 앞에서 '주한미군 해운대 화약 폭죽 난동 범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려는 부산시민에게 매우 큰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주말 내내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일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삼삼오오 붙어다니는 외국인들이 잇따라 목격되면서 시민들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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