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세 명이 숨진 경기 가평 주택 화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유일한 생존자이자 사건 당일 미심쩍은 행동을 한 막내아들은 신빙성 있는 진술이 힘든 상태입니다.
실마리가 될 만한 증거는 대부분 불에 타 화재 원인 파악도 어려우며 인근에 폐쇄회로(CC)TV도 없습니다.
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1시 13분쯤 가평군 가평읍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인근 주민이 '펑'하는 소리와 함께 집안에서 불길이 일었다며 신고했습니다.
집안에서는 82살 A씨와 부인 65살 B씨, 아들 51살 C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씨는 화장실에서, A씨와 C씨는 각각 방안에서 숨져있었습니다.
불은 신고 접수 후 약 40분 만에 꺼졌습니다.
하지만 집안에 함께 사는 막내아들 46살 D씨가 보이지 않아 소방 당국은 약 3시간 동안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인명 수색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D씨는 오전 5시 40분쯤 집 근처에 나타났습니다.
흉기를 들고 횡설수설하는 남성을 경찰이 임의동행했는데 확인해 보니 D씨였습니다.
손에 든 흉기에는 혈흔 등이 없었지만 D씨의 방화 혐의점이 있는 상황.
하지만 D씨는 환청 등 조현병 증상이 심해 진술 조사가 불가능했습니다.
경찰은 결국 D씨를 병원에 입원 조치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소방 등 기관과 합동 현장 감식을 하고,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정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구두 소견 내용으로 봤을 때 화재 원인을 파악할 만한 단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재 당시 D씨의 행적도 파악이 안 됩니다.
집 근처는 물론 반경 수백m 내 폐쇄회로(CC)TV가 없습니다.
현재까지 목격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D씨의 치료 경과를 보며 상태가 호전되면 진술 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단서가 없어 진술 조사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정신 질환을 앓아온 사람의 진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도 고민"이라며 "사건 경위 파악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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