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클럽에 가지 않았던 사람들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2차, 3차 전파가 본격화하면서 이태원 클럽 관련 신규 확진자 중에서는 클럽 방문자보다 접촉자의 감염 사례가 더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오늘(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신규 확진자 발생 양상이 클럽 방문자에서 접촉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경기도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초기에는 클럽 방문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은 접촉자의 감염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클럽 관련 확진자 중에서 접촉자 감염 사례가 나온 건 방대본 발표일 기준 9일부터입니다. 방대본은 매일 0시를 기준으로 전날 발생한 확진자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9일에는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17명 중 15명이 방문자, 2명이 접촉자였습니다. 10일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중에서 방문자는 18명, 접촉자는 6명이었습니다.
이후 11일에는 방문자 21명, 접촉자 8명, 12일에는 방문자 11명, 접촉자 10명이었다가 13일에는 클럽 방문자와 접촉자가 각각 9명으로 동일해졌습니다. 애초 그제(13일) 발표에서는 방문자 8명, 접촉자가 10명이었으나 역학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날 재분류됐습니다.
어제(14일)는 방문자 5명, 접촉자 15명으로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이날 클럽 관련 사례로 분류된 신규 확진자 17명 중에서는 7명이 방문자, 10명이 접촉자입니다.
이날 정오까지 보고된 누적 확진자 153명 중 약 41%(63명)가 접촉자로 분류됩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클럽에 다녀온 확진자의 직장과 가정 등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직장이나 집 등 일상생활을 하는 곳뿐만 아니라 노래방과 같은 장소를 매개로도 확산하면서 '3차 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표환자로 추정되는 용인 66번 환자는 직장동료를 감염시켰고, 인천에서는 클럽에 다녀온 학원 강사로 인해 학원 수강생, 동료 강사, 과외 학생과 보호자 등 중고생 9명과 성인 5명이 감염됐습니다. 서울 영등포의 한 병원에서는 클럽에 방문한 작업치료사로부터 다른 직원과 입원환자가 연쇄 감염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N차 전파' 사례가 지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들이 각자의 집과 직장으로 돌아가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확률이 낮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클럽 방문자 대부분이 사회적으로 활동이 왕성한 20∼30대인 것도 우려 요인입니다. 이들은 친구나 동료 등과의 교류가 많고 활동 범위도 넓은 편이어서 접촉자 수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국 각지에서 2차 감염이 벌어지면서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규모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며 "우선 수도권이 중심이 되겠지만 전국 각지에서 2·3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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