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부부와 신도, 이들과 접촉한 주민 등 47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성남 은혜의강 교회는 신도 수 100여 명의 작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집단감염 인원은 확진자 124명이 나온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 이어 수도권에서 2번째로 많습니다.
은혜의강 교회는 성남 구도심의 오래된 상가건물 3~4층 일부를 사용하고 있어 서울 대형 빌딩에 입주한 구로구 콜센터와 비교해 규모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작지만, 확진자 수는 이미 콜센터의 절반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우선 이처럼 은혜의강 교회에서 확진자 수가 급속히 증가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 교회가 대형 교회가 아닌 소형 교회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성남시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은혜의강 교회는 입주한 상가건물의 3층 절반과 4층 절반을 쓰고 있습니다.
층마다 35평가량의 면적이며 3층은 예배당으로 4층은 식당과 휴게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 주말예배 때마다 전체 신도 140여 명 가운데 1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성남시는 파악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신도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서 예배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은혜의강 교회 4층의 절반 정도는 음식을 만들고 식자재 등을 보관하는 공간이어서 3층보다 좁은 곳에서 신도들끼리 밀집해 식사하고 대화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창문도 8개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는 열지 않고 예배를 한 것으로 알려져 집단감염이 이뤄지기 쉬운 구조였습니다.
은혜의강 교회의 예배 방식은 다른 교회와 비교해 특별히 다른 점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경기지사가 종교 집회 자제를 요청한 이후에도 평소처럼 예배를 강행한 점이 '밀집 예배'와 더불어 집단감염의 한 원인으로 점쳐집니다.
이 교회는 이 지사가 지난달 28일 종교 대표자 간담회를 열어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유교 등 5개 종단 대표 8명에게 종교 집회 자제와 연기를 요청한 이후인 이달 1일과 8일 2주 연속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주 연속 예배 강행 당시 교회 측이 소독을 이유로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분무기를 이용해 소금물을 뿌린 행동은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교회 CCTV에 이런 모습이 잡혔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예배 참석자 중에 확진자가 있었고 그 확진자한테 쓰인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고 계속 뿌렸기 때문에 사실상 직접적인 접촉과 다름이 없다고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평일에도 신도들이 수시로 드나들어 집단감염 위험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은혜의강 교회가 있는 상가건물의 한 관계자는 "주일에는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2, 30명씩 와서 서로 대화하고 밥 먹고 예배 준비하고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16일 성남시는 은혜의강 교회 신도 40명과 신도 확진자와 접촉한 지역 주민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 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이 지난 9∼15일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47명입니다.
확진 신도들은 지난 1일 또는 8일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는 은혜의강 교회가 소속된 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에 지원을 요청해 은혜의강 교회 신도와 관련해 1대 1 모니터링팀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또 관할 보건소인 수정구보건소에 상황총괄반(6개팀 28명)을 구성해 대책본부를 만들고 경기도 역학조사관과 함께 특별역학조사반을 꾸리기로 했습니다.
은혜의 강 교회는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자진 폐쇄한 상태입니다.
한편, 경기도는 집회예배 대신 온라인 영상예배를 권고하고, 영상예배가 어려울 경우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2m 이격거리 유지, 사용시설 소독 여부 등 5가지 감염 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감염 예방조치 없이 집단종교행사를 하는 개별 종교단체에 한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에 근거해 제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이희영 공동단장은 이에 덧붙여 "(부득이 예배를 볼 경우) 찬송을 자제하고, 지침에 따라 소독하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신도는 예배에 참석하지 말아 줄 것을 교회 측이 권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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