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퇴임식이 톨게이트 해고 수납원들의 저지로 사실상 무산됐다.
다가오는 2020년에 있을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이 사장은 19일 오전 11시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4층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해고 수납원 150여명이 19일 오전부터 도로공사 정문을 막고 통행 차량 내부를 일일이 확인하며 이 사장의 출근을 저지했다. 이어 이들이 퇴임식이 예정됐던 대강당을 점거하면서 퇴임식이 무산됐다.
이 사장은 행사 예정시각 전 노조원의 눈을 피해 본사로 출근은 했지만 퇴임식이 예정된 대강당으로 이동하지는 못했다.
이 사장은 3층 중식당에서 직원들과 간단히 인사 후 공로패를 받고 사내 내부망에 올린 퇴임사로 퇴임식을 대신했다.
이 사장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며 "특히 긴 시간 우리를 힘들게 했던 요금수납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고백했다.
이어 "민노총의 또 다른 요구사항인 임금 및 직무 협상과 손배소 취하는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부사장을 중심으로 경영진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하루속히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말 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한 그는 최근까지 톨게이트 비정규직 요금수납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겪었다.
결국 도로공사는 10일 자회사 전환 고용에 동의하지 않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940명 중 2015년 이전 입사자 790명을 직고용하기로 했지만, '선심성 고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퇴임사에서 "이제 저는 피할 수 없는 평가와 비판을 제 몫으로 남기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도공인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지켜내며 4차 혁명기술과 통일 시대의 길을 활짝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이 사장은 18일 2020년 예산안 의결을 위한 이사회를 연 뒤 도공 사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퇴임 후에는 자신의 원래 지역구인 전북 남원·순창·임실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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