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이 검찰과 기자의 유착관계를 폭로했다. 해당 방송은 한동훈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까지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이에 4일 검찰은 입장문을 통해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 제작진은 검찰 기자단 편에서 검찰 출입 기자들과 현직 검사가 밝히는 폐쇄적인 기자단 운영 방식을 다뤘다.
'PD수첩'과 만난 검찰 출입 기자 A는 "강력한 기사들이 나오는 곳은 검찰이 유일하다"며 "완전히 일방적인 관계에서 검찰에서 하나 흘려주지 않으면 쓸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전 검찰 출입 기자 B도 "기자들이 먹고사는 생리 구조가 검찰에 빨대 박아놓고 그것을 쪽쪽 빨아먹어야 특종을 내는 구조"라고 설명혔다.
현직 검사 C는 "우리 검찰은 보고가 반, 언론플레이가 반이다. 특수부 검사들은 언론에 (수사 정보를) 흘려서 결국 여론을 만들어서 결재를 받아낸다. 여론전도 해야 영장도 나오고 당사자들에게 압박도 된다"고 주장했다.
임현주 전 검찰 출입 기자는 "검찰이 언론을 경주마처럼 다룬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문건을 복사해서 준다든지 전화로 불러준다. 피의자신문조서 내용을 불러주는 건 사실상 공수처가 생기면 처벌 대상 1호이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PD수첩'은 대형 사건을 직접 수사해왔던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사법연수원 27기·검사장)이 특히 기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지난해 사법 농단 수사 당시 한동훈 검사가 기자에게 수사 정보를 흘려주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구XX 판사님 소환 조사하셨다고요?"라는 물음에 한동훈 검사가 "조사한 거 맞고요", "피의자입니까, 참고인입니까?"라는 질문에 "수사 대상자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문제가 될 만한 문건 작성을 직접 하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기 위해 조사한 겁니다"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동훈 검사는 잠시 뒤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묻지 않는 내용을 언급했다고. "구XX 판사님이 7월 31일 소환 통보해서 8월 1일에 한 번 오셨고, 그 다음 8월 5일에 오셨다"는 내용을 들은 검찰 출입기자는 "'중요 인물이 맞구나', 참고인으로 불렀지만 피의자성 참고인인 것이다. 그럼 '신난다' 하며 단독 달고 기사가 나가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구 모 판사는 사법 농단에 연루된 인물이다. 'PD수첩'은 "한동훈 검사가 소환일을 알려준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 판사의 소환 다음 날 법원이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고, 그 사실이 기사로 알려지길 원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검찰은 크게 반발했다. 검찰은 4일 입장문을 배포해 MBC가 전날 방영한 'PD수첩' 내용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라며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차장검사 브리핑,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한 공보는 국민 알 권리 보장과 오보방지 등을 위해 공개적으로 진행한, 당시 공보준칙 등에 따른 정상적인 공보활동"이라고 반박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