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 감수성 적용"…'비서 성폭행' 안희정 실형 확정

【 앵커멘트 】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대법원이 징역 3년 6개월의 2심 유죄 판결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1, 2심에서 유무죄가 엇갈렸던 김지은 씨의 진술 신빙성과 위력 행사 부분을 대법원이 폭넓게 인정한 건데, 피해자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성인지 감수성' 이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수행비서 김지은 씨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재판의 쟁점은 김 씨 진술의 신빙성.

「1심은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일관된 피해 진술로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김 씨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고 판단하고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했습니다.

성폭행 과정에서 업무상 위력이 작용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지위가 김 씨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형적 위세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특히 이번 대법원 판결은 성범죄는 피해자 입장에서 사건을 이해해야 한다는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이 폭넓게 적용됐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 인터뷰(☎) : 최건 / 변호사
-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하여 피해자의 진술이 어느 정도 일관성을 갖췄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고려하면 피해자의 진술이 증명력을 갖추었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한 것으로…."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하지만 여전히 판결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만큼 대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