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한약재에 중국산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섞어 1만8천여 명에게 건강식품이라고 판매한 일당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민사단)은 가짜 건강식품을 제조·공급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72살 A 씨와 61살 B 씨를 구속하고 이들로부터 받은 제품을 판매한 건강원 업주 79살 C 씨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민사단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2012년부터 올해 7월쯤까지 서울과 인천 등지에 사무실을 차리고 성기능 강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자환과 옥타코사놀 가짜 제품 92억 원어치를 제조하고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약 냄새를 내려고 저렴한 한약재인 쑥, 진피, 목향, 당귀 등에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을 섞어 가짜 오자환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자'는 오미자, 사상자, 복분자, 구기자, 토사자를 뜻하는 것이지만, 이들의 오자환에는 오자 성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가짜 옥타코사놀 제품인 '옥타코사놀플러스'에는 옥타코사놀 성분이 캡슐당 7㎎ 함유됐다고 표시했으나 실제로는 아예 없거나 0.05㎎ 정도만 들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 성분을 알 수 없는 분말, 전분 가루,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 등만 있었습니다.
이들이 사용한 발기부전 치료제는 중국에서 들여온 실데나필 성분의 비아그라 또는 타다라필 성분의 시알리스였습니다.
민사단은 "실데나필과 타다라필은 동시에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는 '병용 금지 의약품'"이라며 "더욱이 가짜 옥타코사놀 제품에서는 조루증 치료제 성분도 검출됐다"고 경고했습니다.
민사단이 압수한 오자환 중 타다라필이 1회 권장량 10㎎의 25배를 넘는 252㎎이 검출된 것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가짜 오자환을 복용한 소비자들은 흉통, 두통, 복통, 홍조, 속 쓰림, 피부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호소했습니다.
판매자들은 "체질적,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니 꾸준히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고 민사단은 전했습니다. 이렇게 속은 피해자는 1만8천여 명에 달했습니다.
송정재 민사단장은 "가짜 오자환이나 옥타코사놀플러스를 구입한 분들은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며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가짜 옥타코사놀 제품 / 사진=서울시 제공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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