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울 양천구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희생자 부검을 진행했다. 경찰은 관계자 소환조사에 이어 다음 주에는 현장 감식에도 나설 계획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2일 서울 양천경찰서 수사전담팀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유족 동의를 얻어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사망자 3명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당일부터 이날까지 사고현장에서 확보한 시설관리 자료 등을 분석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10여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이 현장 안전관리에 과실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수사전담팀에는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경찰관도 합류해 법리 검토를 맡을 예정이다.
경찰은 수로의 배수 작업이 완료되면 다음 주 초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등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사고 발생 직전 방수문 누수에 따른 감전사고 위험이 보고됐지만 정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양천구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공문을 보내 "28일 시운전 결과 터널에 유입된 빗물로 방수문 누수와 배제펌프 전력 과부하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조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현대건설 측은 사고 당일까지 시설 정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당장 조치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안전사회시민연대 등은 이날 오후 사고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고를 '끔찍한 인재'로 규정하고 책임자들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김수영 양천구청장을 비롯해 서울시, 양천구청, 현대건설 등 사건 관련 책임자 6명을 직무유기와 직무유기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최현재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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