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에서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한반도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라 충청지역 시민들까지도 진동을 느끼고 신고를 해오기도 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분께 경북 상주시 북북서쪽 11㎞지역(북위 36.50·동경 128.10, 지진 발생 깊이 14㎞)에서 리히터 규모 3.9 지진이 발생했다.
경북과 충북은 계기 진도 4, 대전·세종·전북은 3, 강원·경기·경남·대구·충남은 2로 분류됐다. 진도 4의 경우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지진을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한다. 그릇과 창문 등도 흔들린다. 3에서는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린다. 2에서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낀다.
이 때문에 인접해 있는 충북과 대전 등에서 지진을 느낀 신고 전화가 많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 발생 직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265건 접수됐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1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 47건, 세종 30건, 경북 27건, 충남 22건, 경기 21건, 서울 7건, 인천 4건 등이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 분석관은 "단층 움직임으로 발생한 지진"이라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사람이 진동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진을 느낀 시민들은 곧바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글들을 남기며 지진 공포를 공유하기도 했다. 상주에 사는 한 네티즌은 "어디서 '쾅' 하는 소리가 들려 폭발 하는 줄 알았다"며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려 겁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상주자연휴양림에 1박을 하려고 했는데 위약금까지 물어가며 숙박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대전에 산다는 한 시민도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고 경기 성남에 사는 한 시민도 "침대에 누워있는데 살짝 진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규모 3.9는 올해 들어 한반도나 그 주변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세 번째로 강한 규모다. 남한 내륙 지역으로 한정하면 올해 들어 가장 센 지진이다.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울진군의 한울원자력발전소와 경북 경주시 양남면의 월성원자력발전소도 별 다른 지진 피해없이 정상 가동됐다.
앞서 상주에서는 전날 오전 0시 38분께 규모 2.0인 무감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진앙은 북위 36.33, 동경 128.08, 지진 발생 깊이는 15㎞였다. 그러나 이번 지진 진원은 전날 발생한 곳과 20㎞ 가량 떨어져 발생해 서로 연관성은 낮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상주 = 우성덕 기자 / 서울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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