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 현장을 목격한 경찰관이 범인을 쫓아가 붙잡았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검사를 사칭해 피해 여성으로부터 1300여만원의 돈을 뜯어내려 한 보이스피싱 전달책 A씨(45)를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계좌가 도용돼 범죄에 사용됐으니 현금을 모두 인출해 금융감독원에 맡겨 검수를 받아야 한다"며 피해 여성 B씨를 속여 24일 오후 1시 20분께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현금을 뜯어냈다. A씨는 금융위원회에서 발급된 문건이라며 공문서를 위조해 피해자에게 보여주는 치밀함까지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서 형사 활동 중이던 수서경찰서 소속 박만수 팀장은 돈 봉투가 건네지는 장면을 목격한 뒤 보이스피싱 범죄를 직감하고 A씨를 쫓아 검거해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1~24일 서울·경기 등에서 세 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들로부터 30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사기 및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28일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고수익 보장'이라는 글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뒤 보이스피싱으로 뜯어낸 금액 중 일부를 지급받고 나머지는 공범에게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서도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은 전화로 돈을 확인하겠다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같은 전화를 받을 시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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