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병 수백명 `고통`…평택 새 입주 아파트에 무슨 일이?

'이사온 뒤 피부염에 시달리고 있어요' '양치할 때 화학냄새가 납니다'
입주 1~2년 밖에 안된 경기 평택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상당수의 주민들이 피부질환 등을 호소하고 나섰다.
26일 경기 평택보건소는 A 아파트 주민 수백명이 피부질환 등의 피해를 주장, 이날 부터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5개 단지, 5600여 세대로 구성된 A아파트는 2017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순차적으로 입주한 대규모 단지다.
새로운 집에 입주했다는 즐거움도 잠시, 일부 주민들은 피부질환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에서 취합한 피해 내용을 살펴보면 피해 내용은 다양하다.
"남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려움을 호소하던 중 200일 된 아기까지 다리를 긁다가 상처가 났다" "작년 2월 입주 직후부터 피부색이 붉게 변하더니 일부는 검게 변하기도 했다" "두드러기 같은 게 올라오더니 가렵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 제기된 민원은 200여건으로 전체 세대의 3.6%에 달한다. 이들은 온몸 가려움증, 눈 충혈 등 다양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리사무소에 제기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당국의 적극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말 평택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했던 붉은 수돗물이 원인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지난해 초 부터 수돗물에서 약품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등의 민원이 제기돼 또 다른 원인이 있을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하고 있다.
평택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보건소에 정식으로 제기된 민원이 없어 명확한 피해 규모와 원인 등의 판단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26일)부터 피해 민원이 제기된 아파트 현장으로 나가 주민 병원진료 기록 등 확인한 뒤 전문의 검토를 거쳐 감염병 여부 등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택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