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억원 횡령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전주 완산학원의 완산여고 교사 20여명은 지난 25일 학생 300여명 앞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창석 완산여고 교장은 "학교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을 때 바로 학생들에게 학교 입장을 안내했어야 했는데, 감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차일피일 미룬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받았을 충격에 대해 교장으로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가 올바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함께 나아가는 교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전적인 학교 방향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교사들에게 표현해달라. 교사들은 열린 자세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도 전했다.
사과문 낭독이 끝난 후 박 교장을 포함한 교사 20여명은 학생들 앞에 일렬로 서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을 향해 절을 하거나 무릎을 꿇고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학생들은 "괜찮아"를 외치며 오히려 교사들을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임용 및 승진 과정에서 학교와 재단 측에 돈을 건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교사들은 사과문 발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당 교사들에 대한 전북교육청 감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검찰도 학교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완산중·완산여고 교사들은 학부모들과 함께 '완산학원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전북교육청 또한 이번주 중 완산학원의 이사 승인 취소 절차를 밟는 등 학교 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완산학원 설립자와 학교 관계자 등은 학교 자금과 법인 자금 5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특히 퇴직 교사 2명과 현직 교사 4명은 승진·채용 과정에서 완산학원 측에 수천만 원에서 1억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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