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소재로 한 두 개의 옥외 광고가 누리꾼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성의 도전을 강조하는 스포츠 브랜드 광고와 여성의 외모에 초점을 맞춘 성형외과 광고가 한데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난 21일 '강남역의 두 광고'라며 올린 사진은 24일 오후 3시께 해당 게시물은 3만3100건 넘게 리트윗됐고 추천 수는 9800회 가까이 집계됐다.
서울 역삼동 강남역과 신논현역을 잇는 대로변에 자리 잡은 어느 빌딩 앞에서 촬영된 이 사진은 두 점의 광고를 담고 있다. 카메라 뷰파인더는 도로 건너편 건물 외벽에 걸린 대형 현수막을 포착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광고다.
나이키 광고에는 '네가 원하는 걸 바꾸지마. 이 세상을 바꿔버려'라는 글귀와 함께 달리는 동작을 취하고 있는 선수가 등장한다. 그는 여자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한 지소연 선수다. 지소연은 지난 2014년 첼시 FC 레이디스에 입단하며 우리나라 여자 축구선수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에 진출했다.
앞서 나이키는 올해 초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라는 타이틀을 내건 국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전통적 성 역할을 탈피한 메인 모델이 특징인 '젠더리스' 광고로 손꼽힌다. 수동적 여성상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반면 촬영 지점 가까이에 자리잡은 입간판에는 서울 서초동의 유명 성형외과 광고가 눈에 띈다. 활짝 웃는 여성의 옆에는 '예쁘면 DA(다)야!'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 속 두 광고의 극명한 대비를 접한 누리꾼들은 지 선수가 모델로 등장한 나이키 광고를 둘러싼 찬사를 보냈으나 성형외과 광고에 대해서는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나이키 옥외 현수막 광고를 놓고 누리꾼들은 "광고 속 문구가 아주 마음에 든다", "지소연 선수를 응원한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등의 반응을 드러냈다.
하지만 성형외과 광고에 대해서는 여성의 성적 매력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점이 불쾌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어느 누리꾼은 "여성의 가치는 오로지 외모에만 있는 것이냐"며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위의 것(나이키 광고)은 광고, 아래 것(성형외과 광고)은 현실"이라고 일침을 놓았는데 해당 의견은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샀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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