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에서 1심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1일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2·12기)·고영한(64·11기)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16기) 사건을 형사합의35부에 배당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어 "형사합의부 재판장 전부와 협의를 거쳐 연고관계,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한 뒤 나머지 재판부를 무작위 전산배당을 실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설치 논의가 진행되자 법원이 형사합의 34·36부와 함께 증설했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52·26기)는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서울 중경고,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광주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판사, 의정부지법·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 등으로 근무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나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은 없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과 서울대 법대 동문 외에는 학연, 근무연 등이 없다.
박 부장판사는 2016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며 '수락산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김학봉 씨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같은 법원 항소 사건 담당 재판부를 맡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과 달리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는 대법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 취지 판단이 나오기 전이다. 법원 관계자는 "법리에 충실하게 판단하는 판사"라고 평가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복태(69·11기)·최정숙(52·23기)·김병성(41·38기) 변호사와 이상원(50·23기)·김경화(38·37기)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김명수 대법원장(60·15기)은 이날 법원 내부통신망에 양 전 대법원장 등 기소와 관련해 "국민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징계 청구와 재판업무 배제 범위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관련 재판에 대해 "모든 판사들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할 것을 믿고, 이제부터는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차분히 지켜보자"고 말했다.
[성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