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은 시판 중인 농축액상차류 5품목(도라지, 생강, 칡, 흑마늘, 매실) 각 5종 등 총 25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점검 및 위생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프탈레이트 성분이 확인되고 세균수가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홍삼농축액·주류 제품에서 제조공정 중 사용되는 PVC 설비 등으로부터 용출된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조사 결과 매실농축액 1개 제품에서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장기 노출될 경우 생식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디부틸프탈레이트(DBP)'가 0.56㎎/㎏ 검출됐다. 현재 식품에는 프탈레이트 허용 기준이 없으나,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상의 용출 기준(DBP:0.3㎎/L 이하)을 준용할 시 기준을 약 1.9배 초과하는 수준이다. 소비자원 측은 해당 업체가 프탈레이트 검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제조공정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업체와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조사대상 25개 중 4개 제품(16%)은 세균수가 기준을 초과(150~7만5000CFU/g)해 검출돼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액상차류는 가열 등의 조리과정 없이 냉온수에 희석하거나 그대로 섭취하는 제품군으로 위생관리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업체는 세균수 기준 초과 제품을 회수 조치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흑마늘을 주원료로 제조한 3개 제품에서 곰팡이독소인 '제랄레논'이 7.4~18.0㎍/㎏ 수준으로 검출됐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알려진 제랄레논은 열에 강해 제조·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도 쉽게 분해되지 않아 안전 관리 측면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꼐다.
13개 제품(52.0%)은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부적합했다. 10개 제품은 품목보고번호를 누락하거나 잘못 기재했고, 그 외 유통기한·원재료명·식품유형 등을 누락하거나 부적합하게 표시해 개선이 필요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세균수 기준 초과 제품의 자발적 회수와 표시 및 제조공정 개선을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이를 수용해 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균수 부적합 및 표시사항 위반 제품에 대한 조치와 함께 식품 중 프탈레이트 혼입 방지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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