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과거 선감학원 아동인권 침해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생존자 구제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14일 촉구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감정기에 경기 안산 선감도에 설립된 소년 수용소로 해방 이후에는 국가 정책에 따라 우범소년 강제 수용시설로 사용됐다. 1982년 폐쇄될 때까지 복장이나 행동이 불량하거나 거주지 주소를 모르는 아동 4691명을 강제 수용해 경찰과 공무원들에게 관리를 받도록 했다.
당시 수용 아동 중 약 41%는 8~13세였다. 이들은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양식 등 강제 노역에 시달리면서도 꽁보리밥, 강냉이밥 등 부족한 식량으로 허기를 달래야 했다. 제공되는 식량도 크게 부족해 곤충, 뱀, 쥐 등 야생 동물을 잡아먹거나 각종 열매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동도 있었다.
특히 당시 선감학원 종사자나 수용 아동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한 수용자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신체적 장애나 정신적 트라우마, 경제적 빈곤 등 후유증을 겪고있다.
인권위는 현재 국회 계류중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또 현재 다수의 피해생존자가 고령으로 질병, 경제난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관련 법안 마련 이전이라도 지자체가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기도지사에게 전달했다.
인권위는 이번 의견 표명과 관련해 오는 17일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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