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저녁 서울 중랑천 살곶이 공원에 가면 스트레칭 하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한양대 학생들로 구성된 러닝 크루 '러너스하이(Runners HY)'다. 이들은 스트레칭을 마치고 3~6km 사이 코스를 달리는데, 각자 자신이 원하는만큼 자율적으로 뛴다. 크루 멤버들은 러닝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도록 서로 격려해주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주고받으며 완주한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도심 속을 달리는 '러닝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대학생은 학업에서, 직장인은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2030세대 새로운 여가 문화의 하나다.
러너스하이 멤버 최 모 씨(20)는 러닝 크루 장점으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꼽았다. 그는 "혼자 운동을 하면 생각만큼 열심히 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여러 사람과 함께 운동하면 꼬박꼬박 참여할 수 있고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게 된다"며 "달리기 후 멤버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간단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잠시나마 학업에서 벗어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대학생들처럼 동아리 형식 대신 번개런·오픈런 등 '일회성 모임'을 선호한다. 이런 모임은 가볍게 만나서 활동하고 미련 없이 쿨하게 해산하는 게 특징이다. 한 번개런 크루 멤버인 이 모 씨(23)는 "각자 직장에서 조직 생활을 하기도 힘든데, 굳이 크루 활동까지 인위적 소속감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닝할 때만큼은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며 뛸 수 있어 번개런 크루 활동에 참여한다"며 "회식 등 추가모임 부담도 없어 가볍게 즐긴다"고 덧붙였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아디다스·르까프 등 스포츠브랜드도 SNS를 기반으로 러닝 커뮤니티를 만들어 젊은 층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러닝은 혼자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기록을 위해 뛰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 젊은 층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트렌디한 운동 개념으로 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러닝 문화가 한층 더 발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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